앞선 포스트에서 공용욕실 반셀프인테리어에 대해 알아봤고, 이번에는 조금 더 프라이빗한 공간인 안방 욕실 리모델링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비용도 줄이고, 내 취향을 반영한 안방 욕실을 리모델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반셀프인테리어를 선택했습니다.
공용욕실과 마찬가지로 반셀프인테리어의 시작은 옆집 바닥공사 관계자에게 인테리어 관련 을지로 소재 도배업자를 소개받고, 도배 사장님이 필름, 욕실, 조명 사장님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줄줄이 인맥으로 연결되는 구조라 수월했고, 을지로는 워낙 탑티어 고수들이 모여 있는 시스템적 인테리어 시장이었습니다.
리모델링 전 안방 욕실은 분양 당시 고급스러운 자재와 도기들로 꾸며져 있었지만, 세면대 하부장이 부풀어 오르고 타일도 교체 시기가 다가와 리모델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1. 반셀프인테리어 시공 타임라인
1) 공사업체 선정 및 1차 미팅
공사업체 선정은 추천하는 업체들이 인터넷이나 오늘의 집에 나와있고 나의 경우는 을지로 도배업체를 소개받고 나머지 공사업체를 줄줄이 소개받아 진행하였습니다. 을지로는 거대한 맨파워로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인테리어 시장이라 어느 업체, 샾을 가더라도 기본 이상은 제공한다고 판단합니다.
욕실 업체와의 1차 미팅에서 내가 원하는 컨셉을 알려드리고, 아파트를 방문해서 ‘전철거’ 시공을 할지 ‘덧방’시공으로 할지를 결정합니다. 안방욕실은 전철거 시공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2) 2차 미팅과 견적서
공사업체가 아파트 현장에 방문해 어떤 공사가 필요한지 판단한 후 견적서를 보내옵니다. 몇 가지 옵션에 따라 견적이 달라지므로 요청을 하면 각 옵션에 따른 견적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견적서를 컨펌하면 2차 미팅에서 욕실 가구, 도기, 수전 등 필요한 자재들의 디자인과 브랜드를 선택하고 필요에 따라 브랜드 샾을 방문해서 실물을 꼼꼼히 다 살펴보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수정된 견적서를 받고 최종 컨펌하게 됩니다. 안방욕실은 개인의 욕망을 가득 담아 리모델링하고 싶었기에 공용욕실보다 견적이 더 높았습니다. 일단 욕실 크기도 커서 세면대 사이즈에 따라 조적 세면대를 했을 때 가로가 1.8 미터가 나왔기 때문에 커스텀 조적 세면대로 맞춤제작을 해야했습니다. 욕조는 샤워와 목욕 두 가지를 만족하는 디자인이야해서 따로 욕조 위에 샤워파티션을 붙일까도 고민했지만 지저분해 보일 것 같아서 얌전히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결정했습니다.
3) 자재 고르기
자재를 고를 때, 미리 본인이 하고자하는 인테리어의 컨셉을 정리해 놓은 것이 있다면 그것에 부합하는 디자인을 고르면 되지만 혼란스러울 때는 업체 사장님의 추천받기를 권합니다. 사장님들은 최근 트렌드부터 가격별로 대안 제품을 다아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인테리어 전 50장이 넘는 PPT를 준비했기 때문에 사장님은 검토하시고 컨셉에 맞는 제품을 권해주셨습니다. 살면서 인테리어를 여러 번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번 기회에 생각했던 인테리어를 최대한 구현해 내자고 다짐했었기 때문에 비용이 늘어남에도 ‘조적세면대’를 선택했습니다. 1.8미터의 긴 세면대였기 때문에 자체 제작이 필요했고 좌에서 우로 최대한 타일 이음새가 안보이게 하는 게 관건이라서 1200x600 사이즈 트라버틴(대리석 문양) 타일로 결정하고 벽과 바닥 최대한 비슷한 타일로 선택했습니다. 과감하게 상부장은 없애고, 세면대 하부에도 하부장대신 오픈 선반형태로 제작을 했습니다. 거울은 앞태, 옆태, 뒷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3면으로 크게 붙였습니다.
4) 시공
-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주민동의서: 공공주택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때 같은 동의 50% 호수의 주민에게 동의를 받습니다. 반셀프인테리어는 내가 직접 주민동의를 받으러 가가호호 방문을 해야 합니다.동의서 폼은 인터넷에 여러 가지 나와있고 아파트 관리실에 요청을 하면 주기도 합니다. 관리실에도 인테리어 공사관련 공지를 엘리베이터에 디스플레이해야 하므로 인테리어 기간에 따른 소음도를 잘 정리해서 자료를 주면 관리실에서 공고문을 작성합니다. 모든 철거와 인테리어에 따른 소음과 문제의 담당자는 내가 됩니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공고문에 넣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에 맡겨서 하면 인테리어 업체 담당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공고문에 들어갑니다. 그 외 엘리베이터 사용료, 업체 주차비 및 보증금을 관리실에 입금하는데 아파트 마다 다른 규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철거: 반셀프인테리어에서 철거 자체는 공사업체에서 와서 해주지만 철거팀이 차에서 내려서부터 집의 현장까지 오는 부분의 보양은 내가 직접 해야 합니다.그걸 몰라서 철거가 30분 정도 지연되었기에 미리 알려드립니다. 보통 인테리어업체에 맡기면 그쪽에서 보양까지 다해주지만 반셀프인테리어는 집주인이 직접 해야 합니다.철거는 소음과 폐기물, 먼지 등으로 심약한 사람은 패닉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욕실 철거 시 각종 무겁고 날카로운 폐기물들이 많이 나오므로 마루나 타 바닥재가 상하지 않도록 보양작업을 꼼꼼히 해주어야 합니다.
- 방수: 1차 방수 후 2차 고뫄스 방수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욕실 전체 시공일은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차 방수까지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1차 방수만 하고 2차까지는 안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다 비용이랑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해프닝: 방수 후 물이 바닥에 흥건해서 큰일이 났다 싶어서 알아본 결과 물이 갈색이라 혹 소변일까 의심도 했지만 결국 타 공사 작업자가 캔커피를 마시고 남은 잔량을 바닥에 버리고 간걸로 결론)
- 조적: 젠다이 부분에 조적을 쌓아서 진행합니다. 높이는 변기보다 위쪽이고 선반에 물건을 얹어 놓을 수 있어서 편안 높이를 지정해 주면 알아서 시공해 주십니다..
- 타일: 벽과 바닥은 600x600 타일이라 작업할 때 선을 잘 맞추는 것이 고수와 하수의 차이일 것입니다. 타일 시공 후 타일과 타일 사이를 메꾸는 매지 색을 선택합니다. 타일색에 가장 가까운 색으로 선택했고 유가는 타일유가로 선택했습니다. 타일작업시 엄청난 타일가루가 먼지가 되어 쌓이기 때문에 꼭 마스크를 끼고 작업하거나 참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도기시공: 커스텀 제작 조적세면대를 설치하고 욕조, 변기, 수전, 거울, 휴지걸이 등을 설치합니다. 변기는 아메리칸스탠다드 투피스로 결정했습니다. 최대한 디자인도 살리면서 고장이 잘 나지 않는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하드웨어는 샴페인 골드색으로 빈티지 스러웠지만 고급스러움도 가지고 있어서 흡족했습니다.
- 천정: SMC천정으로 깔끔하게, 주백색 다운라이트 조명을 6개 심고 힘펠환풍기를 설치했습니다.
2. 반셀프인테리어 시공 후기
1) 장점
- 비용 절감
- 기호 100% 반영 가능
- 인테리어 반 전문가 경험
2) 단점
- 시공지식 부족 → 계속 물어보며 진행
- 시공 일정 조율 필요
- 입주 일정은 여유 있게 잡기
반셀프인테리어의 핵심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전문가에게 맡길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안방욕실은 프라이빗한 공간인 만큼 취향을 반영하고 오래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테리어 업체 못지않은 퀄리티와 확 줄인 예산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준비만 철저히 하고, 시공업체 선정만 잘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 다음은 키친 반셀프인테리어 포스팅으로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